스푼 라디오도, 아자르도 안 해본 내가 클럽하우스를 해본 이야기
겸사겸사 클럽하우스의 채용페이지까지 본 이야기
인싸들의 세상은 저에겐 남의 일입니다. 요즘 뭐가 핫하다는 이야기는 그저 지나가는 일일 뿐입니다. 아싸의 삶을 사는 제가 쓸 정도면 이미 엄청나게 대중화된 서비스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일론 머스크가 찜(?)했다는 클럽하우스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도, 신기한 해외토픽 정도로 여겼습니다. 역시 세상엔 신기한 것이 많다 딱 그 정도.
회사 내에서도 어떤 분이 클럽하우스의 인싸(!)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도, 신기하다고 생각하는 정도였습니다. 역시 인싸가 많은 회사구만! 생각하면서요.
그러다가 토스 웹팀이 저녁 8시에 클럽하우스 방을 연다는 소문을 듣고, 호기심에 클럽하우스를 가입했습니다. 토스는 역시 빠르네라는 생각도 들면서도, 이건 자발적이라기보단 인사팀의 작품인가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계기가 어떠하든 진행도 매끄러웠고, 다들 말씀을 참 잘하시더라고요. 그리고 소소하게나마 궁금했던 점도 물어볼 수 있어서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서비스 개발을 하다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어드민의 필요성이 느껴지는데, 각 서비스 스쿼드에서 어드민을 따로 만드는 게 좋을지 통합 어드민으로 가는 게 좋을지 고민이 있었는데, 사용자별로 묶어서 어드민을 만드는 방법도 있다는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어서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그 방을 시작으로, 늦잠 자도 되는 설연휴도 됐겠다. 그렇게 클럽하우스를 며칠 동안 해보면서 느낌 점들을 두서 없이 기록해봅니다.
오직 목소리만
Clubhouse is voice-only, and we think voice is a very special medium. With no camera on, you don’t have to worry about eye contact, what you’re wearing, or where you are. You can talk on Clubhouse while you’re folding laundry,
클럽하우스는 목소리만으로 소통하는 플랫폼입니다.
클럽하우스가 갑자기 핫해지긴했지만, 비슷한 서비스를 우리는 이미 만났을 겁니다. 클럽하우스는 과거 아이폰이나 테슬라의 등장처럼 혁신을 보여주는 성격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비슷한 성격으로는 스푼 라디오와 아자르가 떠올랐습니다.
스푼라디오는 BJ 같은 분들이 주도하는 목소리 플랫폼이라고 생각하는데, 클럽하우스는 어떤 방에서 내가 Speaker로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좀 더 제가 능동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스푼라디오는 듣는 걸 좋아한다거나, 목소리가 좋은 경우에만 이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반면에 클럽하우스는 목소리가 좋다면 소개팅방(?)에서 인기를 얻을 수 있다는 점 외에는.. 목소리를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좀 더 편하게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아자르는 한국보다 외국에서 더 많이 이용하는 서비스가 아닐까 짐작하는데, 영상으로 소통한다는 점에서, 외모를 신경쓰게 된다는 점에서 저와는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외모를 신경안써도 되지만.. 맘처럼 그게 안되는걸요 껄껄)
클럽하우스의 블로그 문장처럼 카메라를 신경쓰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 저에겐 편하게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빨래를 개면서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라는 문장이 신박하네요!
Bio에 사람들이 뭔가를 적는다
프로필 사진, 목소리, Bio에 적은 내용이 그 사람을 나타내서 그런지 Bio에는 사람들이 자신의 학력, 회사,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기술하더라고요.
저 역시 제가 어떤 회사에서, 어떤 업무를 한다는 점을 적긴 했는데, 어느 학교를 졸업했고 어떤 전공을 했는지까지는 안적었거든요. 한국사람들만 적는 건가? 싶었는데, 외국인들의 프로필 바이오도 구경해보니 비슷비슷합니다. 한편으로는 왜 굳이 자신의 학교까지 적는거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마치 이력서에 자신이 얼마나 좋은 명문 사립 초등학교를 나왔는지 적는 느낌같았습니다. 불필요한 것을 적는 느낌을 지울 수 없지만, 그럼에도 저도 제가 어떤 회사를 다니고 있는지 적게 되더라고요 (이 모순됨 하하.. 😏)
클럽하우스에서 나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목소리를 내야하는데, 그 목소리는 Speaker가 되었을 때 가능합니다. Speaker가 되기 위해서는 Moderator에게 선택(?)을 받아야하는데, 그 선택에 있어 좀 더 나를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 프로필 사진과 Bio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자신에 대한 정보를 적어두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iOS에서만 이용가능한 서비스? 🤔
Why isn’t it open to the public yet?
First, we think it’s important to grow communities slowly, rather than 10x-ing the user base overnight.
Second, we are a small team, (…) Right now the two of us are the only full-time employees.
왜 iOS에서만 이용가능하게 된지 궁금했습니다. 마케팅 전략일 수도 있지만, 클럽하우스 블로그를 보니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클럽하우스 블로그 글 중 한 곳에 이런 이야기가 적혀있었습니다. 2020년 7월 글이니까 지금은 좀 더 채용을 했을 것 같지만, 당시만해도 2명이서 만들고 있는 서비스였네요.
아마도 iOS, Android를 둘 다 대응하는 서비스를 만드려면 신경써야하는 점도 많고 개발인력도 꽤 필요할테니 천천히 단단하게 성장하는 방향을 선택했나봅니다. 이것이 바로 임팩트 아닌가!
성대모사방이 제일 꿀잼
처음 며칠 동안은 건설적인 이야기가 가득한 개발자모임 방에 들어가기도 했는데, 약간은 피로감이 생겼습니다. 제가 뭘 잘 모르는 개발자여서 그럴 수도 있지만, 굉장히 똑똑하신 분들도 많다보니 그 많은 지식전파를 듣는 것도 살짝은 피곤하더라고요.
들어가봤던 방 중에서는 성대모사방이 제일 꿀잼이었습니다. 남자 Siri분 정말 재미있었고 (목소리 참 좋으시더라고요!), 짱구 유치원 원장님도 성대모사를 정말 잘하셔서 소파에 누워서 낄낄 거렸네요. 😁
신기했던 X방향 scrolling 계산
섬세한 분은 이미 눈치채셨겠지만, 관심사를 선택하는 화면에서 카테고리들의 x scrolling 계산도 섬세하게 했다는 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신기한데 어떻게 구현할 수 있지..?라는 고민이 들어서.. 한 번 해보려고 합니다. 구현하면 여기 글에 링크를 업데이트 하겠습니다 🙋🏻♀️
웹개발자는 안뽑는구나
채용페이지를 보니 완전한 네이티브앱으로만 계획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백엔드 개발자를 보니 아마도 기술스택이 Python, Postgres, Redis를 쓰고 있는 것 같습니다. 노션 같이 Electron 같은 걸로 랩핑해서 데스크탑 앱으로 출시해도 좋을 것 같은데…? 그러면 웹개발자도 필요하실텐데….? 🙃
여기는 나중에 뭘로 돈을 벌까?
Over the next few months, we plan to launch our first tests to allow creators to get paid directly — through features like tipping, tickets or subscriptions.
1월 24일의 블로그글에서는 이런 내용이 눈에 띄었습니다!
아마 차후에는 방을 여는 전문(?) 크리에이터가 팁이나 구독 같은 시스템을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하려나봅니다. 트위치 같은 시스템으로 가려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른 분들도 저와 비슷한 생각일지 궁금하네요!
클럽하우스 하다가 너무 밤새우지 마시길 바라며.. 그럼 이만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