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월만에 다시 이직을 하며…
비마이프렌즈에 합류합니다.
오늘의 글은 일기쓰듯 두서없이 쓰는 글입니다.
한 달 동안 병가 휴직 끝에 퇴사를 했습니다.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어서 한 달 쉰 후에 복직해야지 생각했는데, 그 사이에 회사 안에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우선 많은 동료분들이 퇴사/퇴사예정인 상태였습니다. 퇴사자가 많아져서 회사가 힘들어진 것인지, 회사가 힘들어지니 퇴사자가 많아지는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C레벨의 퇴사, 캐시카우 서비스의 부재가 급변하는 원인이라 짐작해봅니다.
가난이 문으로 들어오면 사랑이 창문으로 날아가버린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캐시카우가 없던 회사여서 그런지 어느날 문득 가난이 창문으로 들어온 것 같습니다. 동료가 퇴사한다고해서 내가 퇴사할 필요는 없으나, 복직 전에 느낀 여러 상황들은 지금 모두가 스트레스풀해서 예민한 상태구나라고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함께 했던 스쿼드 분들과들 좋은 추억을 가지고 여전히 연락하고 있어서 사람을 얻은 것이 이 회사 생활에서 가장 큰 수확이라 생각합니다.
퇴사를 하고 바로 링크드인을 업데이트하고, 가까운 지인 분들에게 퇴사했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감사하게도 백수를 그냥 방치하지 않고 이력서를 달라고 말씀해주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이번 이직은 굳이 원티드가 필요없을 정도였습니다.
다음 회사는 어디가 좋을지 그다지 고민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유저가 여성이 많은 서비스에서 일할 때는 성별/연령에 구애받지 않는 제너럴한 서비스를 하고 싶었고, 테크회사의 느낌을 좀 더 갖는 회사에 가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그런 회사를 다니면서 다음에는 한국이 아닌 글로벌시장을 타켓으로 하는 스타트업에 가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리고 이직하며 나름의 결심을 한 것이 있다면..
- 글로벌 시장을 타켓으로 하고 있고,
- 연봉 인상과 스톡옵션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 웹 개발이 필요한 곳이어야 한다.
퇴사하고 2주 동안 꽤 여러 회사와 커피챗을 가졌습니다. 최종적으로 마음에 든 곳은 두 군데였습니다.
라이너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아우름플래닛과, beNX 창업멤버분들이 모여서 다시 창업을한 비마이프렌즈입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아우름플래닛은 컬쳐핏면접에서 불합격하였고, 비마이프렌즈는 원하는 처우를 받을 수 있어서 비마이프렌즈로 합류하게 됐습니다.
다른 오퍼를 주셨던 회사나, 최종면접을 앞두고 있던 회사들은 마음의 결정을 내린 후에는 모두 죄송하다 양해를 구하고 취소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 두 곳의 면접경험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아직 개발자들 사이에서는 유명하지 않다보니 면접 후기에 대한 정보가 부족할 것이라 생각되서 공유차원에 남기는 글입니다.
아우름플래닛
- 채용절차: 티타임 -> 이력서 전달 -> 과제 전형 -> 컬처핏면접
티타임을 했을 때 정말 좋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구성원 분들이 정말 사람 좋다라고 느껴질 정도로 따뜻한 분들이었습니다. 라이너는 이미 알고 있는 서비스이기도 했고, BM이 확실하다 생각해서 개발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티타임을 할 당시에는 FE 개발자 혼자서 업무를 하고 계셨기 때문에 합류한다면 TypeScript로의 포팅이나, 에러로깅, SSR 적용, 여러 피쳐 빠르게 만들기 등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아쉬웠던 점은 과제 전형으로 주신 내용이 사실 리액트 로직을 보는 테스트는 아닌 것 같다는 점입니다. 과제구현을 위한 이미지 리소스가 따로 제공되는 것이 아니었고, mocking API가 있는 상황도 아니어서 대충 만들면 금방 만들겠지만, 정말 이 과제가 원하는 요구조건을 이루려면 3일이라는 시간은 좀 빡빡했던 것 같습니다. 테스트 코드까지 붙이려고 했는데, 제 개발속도로는 3일동안 주어진 과제의 7–80% 수준밖에 구현하지 못했습니다.
요구 기능을 다 구현하진 못했지만, 감사하게도 제출했던 과제를 잘했다고 칭찬해주셔서 면접 기회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면접에서는 기술보단 대부분 컬쳐핏을 보는 면접으로 이뤄졌습니다. 그런데 과제는 별도로 리뷰하는 시간이 없었습니다. 꽤 많은 시간을 투자했는데, 코드리뷰가 없는 점이 무척 아쉬웠었고, 작은 스타트업이다보니 면접비나 과제비는 따로 없었습니다.
컬쳐핏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질문은 제 생년월일을 묻는 질문입니다. 나이가 비밀은 아니니 바로 답변드렸지만, 아직도 왜 생년월일을 물어보신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모든 채용절차가 인사담당자와의 카카오톡 메시지로 이뤄졌습니다. 크든 작든 모든 회사가 이메일 또는 문자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했는데, 여기는 모든 과정을 인사담당자분이 개인카톡으로 연락을 주셨고, 나중에 불합격이라는 안내만 이메일로 주셨습니다.
모든 면접관의 만장일치 제도로 합격여부를 결정하는 정책을 갖고 계시기 때문에 결과는 당연히 존중하지만, 왜 불합격인지에 대해서는 커뮤니케이션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불합격 메일은 대기업에서 보내는 불합격 통보 레터와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추천해주셨던 분에게는 농담으로 ‘제가 지금이 가장 몸값이 저렴할 때인데, 가성비 좋은 인재를 놓치셨네요ㅎㅎ’라고 정신승리하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지만, 이번에는 인연이 아니었다 생각하며, 회사가 더 성장하길 바라겠습니다.
비마이프렌즈
- 채용절차: 이력서 전달 -> 기술면접 -> 임원진 면접
아는 지인의 지인이 근무하고 계시는 회사여서 추천을 받아 이력서 전달을 해 면접을 본 회사입니다.
최종적으로 가게 된 비마이프렌즈는 제일 먼저 합격통보와 오퍼레터를 보내주셨습니다. 토스의 채용절차보다 훨씬 빠른 속도여서 놀라웠습니다. 면접 본 당일 저녁에 모든 것이 이뤄졌습니다.
작은 회사이기에 면접비는 따로 없었지만, 3–4시간 정도의 기술&컬쳐 면접을 통해 빠르게 결과를 통보해주셨기 때문에 속도감에 있어서 굉장한 만족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처우에 있어서도 고민되던 점을 CTO분께서 전화로 커뮤니케이션하며 해결해주셨고, 감사한 마음에 사실 이 오퍼보다 조금 더 연봉을 주기로 한 곳도 있었지만 추가적인 연봉협상을 시도하진 않았습니다(과연 이게 나중에 후회할 짓이 될지는 모르겠네요 ㅎㅎㅎ)
모든 커뮤니케이션은 이메일과 문자를 이용해서 진행하였고, 면접 때는 이력서 기반으로 경력사항에 대한 질문들과 가벼운 난이도의 기술면접으로 진행됐습니다. 올해 창업한 곳이지만 시니어분들이 계신 곳이었고, 이미 beNX로 엑싯경험이 있는 멤버 분들이어서 그런지 자신감이 넘쳤습니다. 그 에너지가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들었습니다.
프론트엔드 개발자로서도 저보다 더 개발경력 있는 분에게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기쁜 마음으로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사용 중인 기술 스택도 이전에 쓰던 것과 거의 비슷하여 조금 더 연습해보면 금방 적응할 수 있으리라 기대중입니다.